국제협력요원 존폐 여부에 관하여

대한민국에는 현역복무대상자들이 보충역으로 지원가능한 다양한 군대체복무제도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소위 ‘병역특례’라고 불리는 산업기능요원이나 전문연구요원이 있고, 공중보건의나 국제협력의, 공익법무관과 같은 전문인을 위한 대체복무도 있다. 박태환과 같은 운동선수가 올림픽같이 세계 규모의 대회에서 3위 이내에 입상한 경우에도 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예술체육요원이라는 것도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외교통상부에서는 국제협력요원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도상국에서의 전문분야 봉사활동으로 군복무를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이 글에서 쓰고 싶은 요지가 바로 국제협력요원의 존폐여부이다.

##국제협력요원, 왜 필요한가?

사실 90년대 초창기에 국제협력요원은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기피하는 개발도상국에 파견할 부족한 봉사단원들을 대체하기 위하여 설립되었다. 군복무자원을 활용할 경우, 아무런 정보가 없는 국가에 파견하더라도 도중에 하차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일반봉사단의 중도하차가 높거나 기피 비율이 높은 국가에 많이 파견되곤 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당시의 의도도 있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국제협력요원의 개발기여도이다. 실제로 협력요원은 일반봉사단원과는 선발하는 기준이 다르다. 아무래도 TO가 한정되어 있고, 군복무를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발의 변별력을 위하여 서류, 기술필기, 영어필기, 회화, 논술, 기술면접과 같은 많은 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선발하는 봉사단원도 한국말고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협력요원제도는 보다 검증된 인력을 개발도상국에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제는 이러한 제도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2012년 말에 들어 협력요원제도에 대한 수많은 태클이 들어오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3가지 정도로 이유를 요약할 수 있겠다.

1) 협력요원의 복무실태 : 일반 현역군인이탈률보다 37.5배가 많단다. 이건에 대한 부분은 물이 3주 이상 끊기고, 인터넷이 안되며, 한국사람이 한명도 없는 지역에 1달이상 살아본 사람만 태클을 걸 수 있다. ^^ (간혹 좀 심각한 사람들이 있긴 하다. 기사나 뉴스에 나오는 케이스는 정말로 심각할 정도로 이탈을 심하게 한 경우라 사료된다. 문제는 이런 케이스를 일반화 하는데 있다.)

2) 일반봉사단원의 다양화 : 대한민국이 2010년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 가입 이후 매우 많은 일반봉사단원을 뽑고 있다. 새마을 봉사단이나 대학생, 시니어, 중장기전문단, 인터넷 봉사단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단원들을 모집한다. 따라서 봉사단에 대한 수요충족이 되므로, 국제협력요원은 더 이상 필요없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정말 큰 대한민국의 원조 문제점이다. 우리가 중국인가? 질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무작정 인원으로만 채워서 보내는 점. 한국국제협력단에서도 아마 깊은 고민을 하는 부분일테지만 위에서 내려온 명령이니, 국제협력요원의 유용성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지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는 점은 안타깝다는..

3) 스리랑카 낙뢰 사고로 인한 국제협력요원 사망 사건 : 대부분의 기사들이 폐지된 이유에 대하여 이 사건에 주목한다. 사망한 협력요원의 유족이 고 김영우씨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해달라는 요청때문에 폐지를 검토했다는 점이다. 사실만 따지고보면 협력요원의 신분은 외교통상부 소속 공익근무요원으로 파견되는 것이기 때문에 민간인이다. 따라서 현충원에 안장해달라는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만 가족의 입장에서는 많이 서운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 사건이 협력요원폐지의 방아쇠가 될 수 있었던 점은 윗사람들의 심기를 건들였다는데 있지 않았나 싶다.

##국제협력요원은 국가와 개인 둘 다 윈윈하는 제도

국제협력요원으로 개발도상국에서의 2년 6개월의 경험은 매우 값지다. 많은 봉사자들이 가진 것들을 나누러 갔지만 되려 많은 것들을 얻어온다고 말하는 것처럼 인생에 다시는 없을 값진 경험을 하고 돌아온다. 개발도상국 또한 이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기술을 경험하게 되고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한국은 이런 고급인력들을 군인봉급만으로 해외 개도국에 보내어 보다 쉽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국제관계개선효과까지 발생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나는 사실 공학계열의 많은 고급인력들이 전문연구요원이나 산업기능요원으로만 가지 말고, 국제협력요원을 통해 일찍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고, 앞으로 한국을 위해 더 큰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한명 중에 하나였지만, 참으로 아쉽다. ^^ 개도국은 더 많은 기술을 전도해줄 인력들을 필요로 한 곳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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